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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호텔 전셋집 '안암생활' 직접 가보니

침대·책장 등 기본시설 완비...취사·세탁은 공유시설에서
월세 27~35만원 선...주변 시세의 45%
3~4인가구 위한 실질적 대책 되기 힘들어


[글로벌홈 박주하 기자] 정부가 11·19 전세대책으로 내놓은 이른바 호텔 전셋집 '안암생활'이 문을 열었다.

호텔 리모델링형 임대주택을 향한 의견은 양쪽으로 쪼개졌다. '21세기형 쪽방촌' 혹은 '호텔 거지'으로 불리며 조롱하거나 1인 청년가구 주거문제를 해결할 현실적 방안이라는 의견이 맞섰다.

이날 찾아간 안암생활은 실질적으로 3~4인 가구가 겪는 임대주택난을 해결하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다만, 청년들이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거주비를 지출하며 서울에서 지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였다.

지난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관광호텔 '리첼카운티'를 리모델링해 122호 규모 주거시설로 탈바꿈한 공유주택 안암생활을 공개했다.

안암생활은 전체 10층짜리 건물 중 3~10층이 전용면적 13~17㎡ 면적의 주거공간으로 채워졌다. 방은 크게 일반형 세대와 복층형 세대로 나뉜다. 일반형 방은 화장실이 딸린 기숙사 1인실과 유사했다. 흰색톤의 침대와 책장 에어콘, 냉장고 등 기본 시설들이 비치돼 있었다. 벽면에는 붙박이장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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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관광호텔 '리첼카운티'를 리모델링해 122호 규모 주거시설로 탈바꿈한 공유주택 안암생활을 공개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카펫 바닥을 모두 드러내는 식으로 공사를 다시했기 때문에, 이 공간이 과거 호텔방이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방안에 취사시설과 세탁시설은 없다. 대신 지하 2층에 공유주방과 공유 세탁실이 있다. 특히 방 내부 취사시설의 유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문제다. 1인가구는 대체로 방에서 요리해 끼니를 챙기지 않는 경향이 짙지만, 모두가 밥을 해먹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LH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탁시설 등이 들어가게 되면 공간이 더 협소해지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는 창작생활을 지원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공유 회의실, 무인택배함, 마을 도서관 등이 들어섰다. 옥상에는 바비큐 시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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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관광호텔 '리첼카운티'를 리모델링해 122호 규모 주거시설로 탈바꿈한 공유주택 안암생활을 공개했다.
안암생활의 메리트는 '임차료'다.

보증금은 100만 원이며 월세는 27~35만 원 수준이다. 관리비는 별도로 6만 원을 내야한다. LH 설명에 따르면, 주변 시세의 45% 수준이다. 무엇보다 안암생활이 서울 도심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 건물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우의경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신설동 역'에서 도보로 7~8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안암생활에서 만난 입주예정자 김모 씨(31)는 "그간 살았던 원룸 월세가 50만 원이 넘었던 것에 비해 안암생활 월세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복층형도 35만 원 선인데, 이 마져도 저렴하다"고 덧붙였다.

부천에 거주하다 안암생활로 이사한 송모 씨(28)는 "부천에서 지내다 서울로 올라왔는데, 서울에서 이 가격에 깔끔한 방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게 좋다"며 "세탁시설 등을 이용하려면 자리를 옮겨야해 불편할 것 같지만 그래도 대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텔 리모델링’ 임대주택은 3~4인 가구를 위한 실질적인 공급대책이 되기는 어렵다. 호텔은 단일 객실을 하나를 원룸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라 1인 가구를 위한 대책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 “고시원처럼 보인다”라거나 “3~4인 가구용으론 터무니 없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박세영 LH 서울지역본부 사회주택 선도사업 추진단장은 “현행법상 호텔을 공동주택으로 바꾸려면 기숙사나 다중주택 용도로 변경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3~4인 가구 전세 물량 공급에 대해선 별도의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세대책 발표 당시 "호텔 리모델링은 이번에 공급하겠다는 전체 전세 물량의 3%에 해당하는 아주 작은 부분"이라며 "LH가 직접 사업을 하는 방식을 추진되고 있다"고 전한 바있다.

박주하 기자 parkjuha@global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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