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home

[일본 도시재생③] 임대수익 추구하는 디벨로퍼

[글로벌홈 박주하 기자] 일본의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토지가격 상승과 경제 활성화를 원했던 일본정부의 확실한 목표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첫번째로 내세운 도시재생의 목표는 도시경쟁력 회복이었다.

일본은 과거 ‘수도권 억제 - 지방 지원’ 기조의 정책을 유지했지만, 1990년대 이후 일본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게 되면서 국가 기능이 집중된 도쿄 대도시권 등의 국제적 기반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도시의 매력과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일본 도시 재생을 위한 시급한 사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결국, 정부의 정책이 대도시 중심 고밀도 집적개발로 선회하게 됐다.

두번째 도시재생의 목표는 토지가격의 상승과 경제 활성화다.
버블 붕괴 후 기업의 수익은 악화되고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담보가치가 현저하게 하락하여 불량채권 문제가 대두됐다. 기업과 은행 등이 이러한 문제를 적시에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불량채권이 빠르게 증가했다.

일본이 안고 있는 불량채권 대부분이 토지와 관련된 채권이었기 때문에 토지가격이 상승하지 않으면 불량채권 문제는 해결이 어려웠다. 따라서 도시를 재생시켜 토지를 유동화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과제로 대두됐다. 대도시 중심가 위주의 대규모 개발이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주도 시스템과 정책적 지원

일본 도시재생의 또 다른 성공원인은 정부주도의 시스템 정착과 과감한 정책적 지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01년 고이즈미 내각 출범 이후 긴급경제대책의 일환으로 종합적이고 강력한 도시재생시책 추진하기 시작했다.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고 내각관방장관과 국토교통대신을 부본부장으로 하는 도시재생본부 설치하고 2002년 도시재생특별조치
법을 제정한 후 도시재생긴급정비지역 선정에 나섰다.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규제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총합특별구역법, 국가전략특별구역법 등이 추가적으로 제정됐다. 현재는 총리 내각부 산하 지방창생추진 사무국에서 도시재생본부 포함 5개본부를 통합 관리하며 일본의 도시재생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center
일본 도시재생 추진 체계, 자료: 일본 총리내각부, 서울연구원

일본 정부는 도시재생의 거점이 되는 지역에 자금이나 노하우를 가진 민간의 힘을집중적·전략적으로 투입해 도시재생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민간도시재생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조치나 도시계획과 관련된 특례조치(용도지역및 용적률 규제 적용 배제) 등이 신설됐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은 특히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용적률 상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center
일본 도시재생 관련 법제개편 내역, 자료: 서울연구원

마루노우치에 자리잡고 있는 JP타워는 구역 기준용적률 1300%이지만 미쓰비시지쇼가 도쿄역 미이용 용적률을 구입하고 재개발시 건물 내 관공정보센터와 옥상공원 등을 설치해 총 1630%의 용적률로 건축될 수 있었다.

또한 미쓰이 부동산이 재개발을 진행한 니혼바시 미쓰이타워는 기준 용적률은 718%에 불과했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는 미쓰이본관 건축물을 보존함에 따른 공헌을 인정받아 총 1218% 용적률로 건축됐다.

center
일본정부 및 지자체는 도시재생 사업에 다양한 용적률 상향 인센티브를 제공. 자료: 미쓰비시지쇼, 미쓰이부동산

임대수익 추구하는 디벨로퍼의 존재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미쓰이부동산, 미쓰비시지쇼, 모리빌딩 등 대형 부동산디벨로퍼들이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민간 디벨로퍼의 적극적인 사업참여를 일본 도시재생의 성공 비결로 꼽는 경우가 많다.

일본 도시재생에서 디벨로퍼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 것을 이해하려면 이들의 구조적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본 대형 디벨로퍼는 기본적으로 일정비율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계속적 수익모델을 추구하는 Asset-Heavy 형태의 디벨로퍼로 출발했다. 안정적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부동산 전영역에 걸친 전문화를 통해 추가적인 부가가치와 수익 창출을 추구하며 성장해 왔다.

임대부문은 디벨로퍼에게 있어 핵심적 수익원이다. 실제 미쓰이부동산의 2016년 임대부문 매출비중은 31%, 영업이익 비중은 58% 이고 미쓰비시지쇼의 임대(빌딩)부문 매출비중은 42%, 영업이익 비중은 62%에 달한다.

center
도쿄 롯폰기 힐스. 사진=pixabay

일본 디벨로퍼는 기본적으로 매각차익이 아닌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형다. 도시재생을 통한 개발을 담당한 지역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전반적인 임대료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회사의 외형과 이익 성장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미쓰비시지쇼 - 마루노우치, 미쓰이부동산 - 니혼바시, 도큐부동산 - 시부야와 같이 각 회사가 지역적 이해도가 높은 거점지역을 연속적으로 개발하면서 해당지역에 대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일본 디벨로퍼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용적률 상향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한국과 같이 디벨로퍼가 임대수익이 아닌 매각차익에 집중하는 경우라면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인센티브 제공은 기업에 대한 특혜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본과 같이 디벨로퍼가 임대수익에 집중하면 기업이 단기간에 이익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개발지역이 근본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디벨로퍼들의 노력은 결국 해당지역의 활성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의 전폭적인 인센티브가 정당화될 수 있다.

디벨로퍼의 유연한 사업참여

민간 디벨로퍼의 적극적이고 유연한 사업참여 역시 일본 도시재생 성공의 중요한 동력이다.

도라노몬 힐스의 개발사례는 디벨로퍼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어떻게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도라노몬 힐스가 들어선 지역은 과거 1946년 도시계획에 따라 폭 100m인 도로로 개발되기로 결정된 지역이다. 도쿄도는 낡은 중소 건물들이 들어서 있던 도라노몬일대를 재개발하고 순환간선도로도 뚫으려 했지만 낮은 사업성과 지역주민의 반대로 오랜기간 사업추진이 어려웠다.

어려운 상황속에서 민간 사업자로 참여한 모리빌딩이 도로를 건물 밑으로 들어가게 일체화하여 설계하고 그 위에 오피스·숙박·쇼핑시설 등이 복합된 초고층 빌딩을 세워 토지 효용성을 높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도쿄도는 이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인허가와 용적률 관련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총 사업비 2300억엔(약 2조3000억원)이 투입돼 2014년 도심 재생과 교통문제 해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높이 247m의 초고층 복합빌딩 도라노몬힐스가 탄생하게 됐다.
center
일본 디벨로퍼는 토지주와의 등가교환방식의 재개발을 통하여 자본투하를 줄이고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사용. 자료: 스미토모부동산

일본에서는 디벨로퍼가 자체 보유토지를 재개발하거나(마루노우치), 부지를 매입하여 개발하거나(도쿄 미드타운), 혹은 기존 지주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법(아크힐스, 롯폰기 힐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연하게 도시재생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등가교환을 통한 재개발 방식은 주목할 만하다. 롯폰기 힐스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이 이 방식을 통해 개발됐는데 토지 소유자가 땅을 제공하고 디벨로퍼가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를 부담하는 합작 방식이다. 사업진행을 위해 다수의 토지 소유자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존재하고 자금력과 개발능력이 검증된 대형 디벨로퍼 위주로 추진이 가능하다.

토지 소유자가 제공한 땅을 바탕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디벨로퍼 입장에서 초기 소요되는 사업비의 규모가 작고 사업진행이 지연되더라도 토지 전체를 매입해 진행하는 사업에 비해 리스크가 적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재벌계열이나 민간철도회사 계열 디벨로퍼에 비해 우량한 토지가 부족했던 모리빌딩과 같은 독립형 디벨로퍼 역시 등가교환을 통한 재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도시재생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

관련 기사
[일본 도시재생①] 도시 경제기반 강화와 지방 활성화
[일본 도시재생②] 도라노몬힐스·마루노우치·니혼바시 개발

박주하 기자 parkjuha@globalhome.co.kr
<저작권자 © Global Hom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상